흉가체험과 낙원
박상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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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7.15 19:53
신혼기에 주공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 바로 앞집에 살았던 신혼부부
자연히 친해질 수밖에 없었던 우리는 호형호제 하면서
지금은 부산해운대구에 터를 다지고 살고 있다.
마누라에게 지은 죄를 사함받기 위해 여수엑스포로 와 크루즈에서
하룻밤 멋진 분위기와 함께 보내고 전통한옥을 체험하려고 보성근방
(지금은 이름도 생각나지 않은 펜션이다) 암튼 그 펜션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
늦은 밤에 도착해보니 친구부인과 내 마누라는 그 펜션의 암울한 분위기에 압도당하여
들어갈 생각도 안하고 친구와 나는 마당에 있는 우물안을 들여다 보다가 나무에 꽝~
오늘 재수 옴 붙었네~ 하고 중얼거리는데
마누라가 옆에서 하는 말 여행 다닐 땐 잠자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어쩌구 저쩌구..
어우~~ 듣기 싫어서 워~언... 여행 와서 까지 이런 잔소리라니...
나는 기분 풀어 주려고 돈 들여 온 여행인데 꾹 눌러 참고 여기저기 잠자리를 알아보러
다니다 보성율포해수욕장 부근에서 깨끗한 펜션을 물어보니 어느 가게 아저씨가
햇살펜션을 가르쳐 줘서 일단 전화로 방이 있는지 확인했더니 딱 한 개 비었다고 했다.
율포해수욕장과는 지척이라 직접 가보고 결정을 하자고 일행에게 말하고 햇살을 찾았는데
“이게 웬일입니까.. 아~~ 하나님!!! 난 살았습니다. 여긴 천국이였습니다.”
펜션안팎이 너무 맘에 쏙 들어 마누라랑 친구 부인은 너무 좋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..
그날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낙원에서 술이 없으면 안되겠기에 율포 훼미리편의점에서 술을 공수해 와 한잔..한잔.. 세상사는 이야기하고.. 마누라에겐 점수따고..
뒷날 아침..
출렁이는 바닷물. 정원의 꽃길. 해안산책로. 감상에 젖어있는 우리에게 사장님은
사진을 기념으로 촬영해 주시고
사장님~ 오늘 멜로 보내 주신 사진 잘 받았습니다.
그날 밤 술 마실 때 내가 임의로 붙였던 햇살펜션의 닉네임..
하하하.. “천상의 낙원”이였습니다.
추신 : 사장님 가을낙지잡이에 꼭 다시 한번 들리겠습니다.
잊지마시고 기억해 주시길.. 하하..정말 유쾌했습니다.